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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프로 되기까지 기간 얼마나 걸려요?"

10 2022年5月9日 觀看次數4,342

그림으로 프로 지망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프로 되기까지 기간 얼마나 걸려요?"인데, 그에 관한 견해를 길게길게 써보는 포스트입니다. 지난 10년을 넘게 프로생활을 하고, 주변 사람들이 프로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또 제가 가르쳤던 분들이 프로가 되는 걸 지켜본 사람으로서 보고 느껴온 경험 데이터입니다. 개인적 경험이 포함된 의견이니만큼 참고만 해주세요. (오늘 쓴 포스트가 무조건 정답이고 맞다는 뜻이 아닙니다. 읽을 때 주의 부탁드립니다.)


기준: 프로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실력. 그리고 약간의 운.


기준은 어디까지나 '그림 실력'입니다. 그래서 '기간이 얼마나 걸리냐'라는 말은 애초에 틀린 말입니다. 그림 실력이 프로로 일하기에 충분할 때(≠프로로 일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실력) 프로가 됩니다. 괄호 안의 '같지 않음' 기호에 주목하셨음 좋겠어요. 어떤 사람은 '운이 좋아' 프로가 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실력일 때 프로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프로로 일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가져야 일하기도 해요. 내 그림체와 그림 실력(일러스트레이션 실력이든, 디자인 실력이든)이 일을 주는 사람이 보기에 '이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 잘하겠다!'라는 판단이 들 때 그 일감이 내게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운도 조금 필요한거죠. 


프로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1.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등한시하는 '그림 기술'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는 포트폴리오는 그 어떠한 의미도 가질 수 없습니다. 위에서는 프로가 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실력일 때 운이 좋아 프로가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만, 운은 노릴 수 없습니다. 운이 없다 가정하고 '충분한 실력'을 만드려 노력해야지, 운만으로 어떻게든 비벼보려 한다면 큰 코 다치게 됩니다. 

많은 일들은 딱 한 명 뽑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수 백 개를 보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의 포트폴리오가 수 백 명 중에 뽑혀야 한다는 뜻입니다. 게임 원화가로 재직할 당시 면접관을 세 번 한 경험이 있는데, 수 백 개의 원서 중 약 250개 가량은 '해당 업무를 원활히 이행할 기술이 전혀 없는데 요행을 바라고 낸' 수준의 그림이었습니다. 아무리 약간의 운이 필요하기로서니 기술이 전혀 없어서 딱 보아도 이 업무를 해낼 수 없어보이는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제출한다는 건 극단적인 비유를 들자면 유치원생이 사무직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라 '재직하진 않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딱 한 자리 구인, 딱 한 그림 외주'는 당신의 경쟁자보다 당신이 상대적으로 장점이 있어야 합니다. 즉 시험 점수가 일정 이상 되면 무조건 합격하는 절대 평가가 아니라 수능 등급처럼 상대 평가입니다. 내가 만약 특정 외주, 특정 일자리를 지원했는데 나보다 더 나은 실력자가 온다면? 내가 떨어질 확률은 수직상승합니다. 그렇기에 웬만하면 요행을 바라지 말고 그 자리에 내가 앉을만큼, 혹은 차고 넘칠만큼의 실력이 있는 것이 당연히 유리합니다.

해당 업계 프로가 필요한 기술을 알아보고, 이미 프로 생활을 하는 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며 그 수준에 준하는 기술을 가지려고 노력한 다음, 기술이 쌓이고 나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합니다. 


2. 일감을 주는 사람과 일감이 오는 업계를 고려해야


이렇듯 일을 받는다는 건 실력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받을 수 있는 <퀘스트 완료 보상>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나만 그림 잘 그리면, 알아서 일이 들어오겠지?'라는 생각은 매우 안일하고 편리한 생각입니다. 일감을 주는 사람의 입장을 십분 고려해야 해요. 일감은 일감이 오는 분야에 따라 요구하는 실력과 조건이 매우 다릅니다. 게임 원화업계의 일감은 그림 실력 그 자체보단 디자인 실력을 필요로 합니다. 웹소설 일러스트레이션 업계의 일감은 표지에 들어가는 남성, 여성 주인공을 예쁘고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 독자가 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젊은 남성, 젊은 여성을 매우 아름답게 표현할 줄 아는 실력을 필요로 합니다.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해당 업계가 필요로 하는 능력이 없어보일 때 일감은 결코 내게 오지 않습니다. 반드시 해당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포트폴리오의 형식을 갖춰야만 합니다. 게임 원화가를 구인하는데 딱히 디자인되지 않은 정장 남캐가 그려진 그림을 내면 광속으로 탈락하게 됩니다. 웹소설 표지 일러스트 외주를 받고 싶은데 포트폴리오에 배경 없는 스탠딩 일러스트만 있다면 아무리 잘 그리더라도 외주가 올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3. 포트폴리오 장수≠내가 살면서 완성해본 그림 개수


포트폴리오 장수는 업계에 따라 다르지만 게임 원화의 경우 약 10장, 웹소설 표지 일러스트의 경우 3~5장 가량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화장실 타일 두 세 번 붙여보고 미장이가 될 순 없는 노릇입니다. 포트폴리오 장수=내가 살면서 완성해본 그림 개수면 안됩니다. 포트폴리오란 내가 살면서 완성해본 그림 중 가장 좋은 품질의 것으로만 채우는 것입니다. 빨리 프로가 되고 싶어서, 마음이 급해서, 초조하고 불안해서 품질이 좋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채운다면 해당 포트폴리오를 보는 클라이언트는 ‘혹시나 나쁜 확률에 걸려 이런 모난 그림을 그려줄까봐’ 당신을 더욱 구인하지 않게 됩니다. 내가 보아도 내 다른 포트폴리오에 비해 퀄리티나 완성도가 부족한 그림을 포트폴리오랍시며 채워넣지 마세요. 


그래서 결론이 뭐죠?


이 모든 걸 고려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답은 언제 실력과 포트폴리오가 갖춰지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내 그림 실력이 n개월 뒤에 특정 실력이 정확히 갖춰지리란 보장을 하실 수 있나요? 내 포트폴리오가 n개월 뒤에 완벽히 완료될 것이라고 보장하실 수 있나요? 혹은 내 포트폴리오를 마음에 들어하는 업체가 n개월 뒤에 나타날 확률이 100퍼센트일거라 확신하실 수 있나요? 아마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그림 실력이 되면 된다'라는 애매한 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열심히 하는 정도에 따라 달렸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운으로 빨리 되어봤자...


프로의 실력은 상대적인 문제입니다. 시장의 그림 그리는 사람의 상위 20퍼센트 정도가 프로의 실력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만약 시장에 그림 그리는 사람이 천 명 있다면 200등안에 들면 되겠지만 시장에 그림 그리는 사람 수는 매 년 늘어납니다. 왜냐면 매 년 미성년자는 성인이 되고, 프로 시장에 뛰어드니까요. 만약 시장에 사람이 만 명이 된다면 2천 명 안에 들면 되니까 더 여유있다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면 시장에 사람이 천 명 있을 땐 8백 명만 제치면 되었는데, 이젠 8천 명을 제쳐야 하니까요. 기준은 같아도 8천 명 제치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생활을 내가 은퇴할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늘 테스팅 보드에 올라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서 버림받을 테니까요. 

그렇기에 시장에 인원이 늘어나기 전에 프로가 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유리하긴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근미래에 시장에 사람이 많이 늘어난다면, 실력보다 운으로 프로가 된 사람은 더욱 더 가혹한 테스팅 보드에 올려지게 되겠죠. 2천 등 안에 여유롭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1999등이라면? 언제 프로에서 탈락될 지 모른다는 조바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날 원하는 회사도 턱없이 적을테고 그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할 가능성도 큽니다. 아무도 내 그림에 관심 없고, 날 귀히 대접해주지 않겠죠. 직장을 다닌다면 남들에 비해 부족한 월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외주를 한다면 연차에 비해 페이가 너무 낮아 자괴감이 들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부족한 실력을 생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업그레이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요. 퇴근하고 쉬는 시간조차 없이 꾸벅꾸벅 졸아가며 실력 업그레이드 시간을 빠듯하게 갖고, 주말도 없이 포트폴리오 갱신하고 공부하는 것보다야 차라리 생업에 들어가는 시간이 없을 때 연습하는 것이 보다 더 체력적으로, 멘탈적으로 유리할 것입니다. 


번외. '내 그림이 SNS에서 곧잘 인기있으니까 일이 들어오겠지?'


SNS에서 유명하고 인기있는 분들은 다들 외주 엄청 많이 받으며 잘 먹고 잘 사시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SNS 팔로워가 10만명이더라도 일을 못하는 사람은 못합니다. 반대로 SNS 팔로워가 천명도 안되어도 일은 알차게 잘하며 사는 분들도 많습니다. 왜냐면 <SNS에서 무료로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의 입장>과 <회사나 개인의 차원에서 그림이 반드시 필요해 의뢰를 주는 사람>, <해당 업계 소비자의 입장> 세 가지 입장 모두가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SNS에서 무료로 그림을 감상하는 분들의 극대부분은 '그림 그 자체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보는데 돈이 들지 않죠. 그렇기에 내가 마음에만 든다면 무한히 <수집>한다는 느낌으로 팔로우를 하고, 그림을 감상합니다. 

의뢰를 주는 사람은 입장이 매우 다릅니다. 일단 그림 한 장에 적으면 50만원 ~ 많게는 수 천 만원의 돈이 나가며, '꽝을 뽑았다고 한단들 물릴 수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맡길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발주에 매우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이 사람에게 일을 맡겼는데 제대로 못해내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확인해서 내가 맡기려는 일감과 최대한 비슷한 그림이, 퀄리티 좋게 그려진 포트폴리오를 찾습니다. 즉 내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해당 업계에서 많은 수요가 있는 그림의 형식으로 그리지 않는다면 선택받기 대단히 어렵습니다. 로맨스 일러스트를 그려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로맨스 장르의 웹소설 일러스트 일감이 가긴 대단히 어려워요. 게임 일러스트 형식의 그림과 디자인을 보여준 적이 없는 포트폴리오는 클라이언트에게 결코 선택받을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그림체마저도 해당 업계별 유행과 트렌드가 존재합니다. 공포 게임이나 FPS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는 보통 '캐주얼'그림체로 게임을 개발하지 않습니다. 로맨스 웹소설 독자들은 남성, 여성 주인공이 리얼하게 그려진 그림을 많이들 선호합니다. 내가 그림을 아무리 잘 그려도 내 그림체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며, 일을 받을 수 있는 분야도 분명히 한정됩니다.


10년간 주변을 둘러보며 느낀 점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10년간 둘러보며 낸 평균입니다. 아래부터는 제 주관과 경험이 많이 담긴 내용이니 읽을 때 주의를 요합니다.


  • 약 2~3년간 잠만 자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주말도 없고, 생계 유지를 위한 아르바이트나 학교생활 등이 전혀 없이 매일 15시간씩 포트폴리오에 매달리면 보통 어떤 프로건간에 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 정말 가물에 콩 나듯 드물었습니다. 10년동안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이런 사람을 서너 명 밖에 못 본 듯 합니다.

새삐 / Sappi

그림으로 산다는 것 : 지속가능한 창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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