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니까 다 이해해줄 거야.” “그래도 내 편은 얘밖에 없지.” “나보다 더 나를 잘 아니까, 이 조언은 믿을 수 있어.” 처음엔 위로받는 느낌이 듭니다. 고개 끄덕이며 들어주고, 욕도 대신해주고, “네가 뭘 잘못했어?” “그 남자가 이상한 거야.” 그 말 한마디에 당장은 살 것 같고, 속이 후련해지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그대로고, 관계는 더 꼬이고, 나중에는 그 친구 앞에서 남자친구 얘기도 제대로 못 꺼냅니다. 왜?친구는 조언자가 아니라, 기억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 친구는 당신의 감정만 듣고 판단한다 연애의 문제는 감정이 다가 아닙니다. 내가 울며 얘기하면 친구는 "그 남자 쓰레기네"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당신의 감정 뒤에 숨은 맥락, 내 행동, 관계의 구조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한쪽 시선으로만 편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조언을 따라 했을 때, 후폭풍은 고스란히 내가 감당해야 하죠. 2. 친구는 조언보다 ‘감정 대리’에 가까운 반응을 준다 “지금 당장 헤어져!” “무조건 만나지 마!” “다시 받아주면 진짜 바보야.” 이 말들은 내 감정에 불을 질러줄 수는 있지만, 현실적인 해결은 전혀 못 줍니다. 왜냐면 친구는 내 마음이 아픈 걸 보면 함께 분노하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해주는 걸로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 친구에게 말하면, 그 사람은 ‘너의 연애’를 기억하지 않는다. ‘너의 남자친구’를 기억한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도, 이제 괜찮다고 말해도, 친구 머릿속엔 “그때 너 울고 불고 했잖아.” “그 인간 또 그런 짓 하면 어쩌려고?” 이런 기억만 남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당신은 친구 앞에서 남자친구를 숨겨야 하는 연애를 하게 됩니다. 4. 가장 무서운 건, 나도 모르게 친구의 시선으로 내 연애를 보게 되는 것 친구가 “그 사람은 아니야.”라고 말하면 자꾸만 그런 장면만 보이고, 친구가 “그 행동은 이상해.”라고 말하면 평범한 것도 의심하게 되고, 결국 내 감정이 아니라 ‘친구의 기준’으로 내 연애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건 내 감정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거예요. 5. 조언은 듣는 게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진짜 연애는 조언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어떻게 감정을 다룰지, 어떻게 관계를 설계할지를 배우는 과정입니다. 친구의 말 한마디에 휘둘리며 연애를 반복한다면 당신의 관계는 누군가의 감정으로 요동치는 불안정한 구조가 됩니다. 연애는 친구랑 나누는 수다가 아닙니다. 진짜 해결이 필요한 관계의 설계입니다. 조언이 아니라, 통찰이 필요하고 위로가 아니라, 전략이 필요합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감정을 정확히 읽고 다룰 수 있는 사람에게, 지금의 당신은 배워야 합니다.